창세기 45장
이 장에 대한 메모
왜 "길에서 다투지 말라"고 했을까 (창 45:24)
요셉이 형들을 가나안으로 돌려보내며 한 마지막 당부입니다. 짧은 말이지만, 이 순간 형들 사이에 터질 수 있는 다툼의 씨앗이 여러 개였습니다.
1. 서로 책임을 떠넘길 수 있었다
22년 전 요셉을 판 일은 형들 모두의 죄였지만 역할은 달랐습니다. 르우벤은 죽이지 말자고 했고, 유다는 팔자고 제안했고, 나머지는 따랐습니다. 요셉이 살아 있다는 것이 드러난 지금, "네가 팔자고 했잖아", "너는 왜 안 말렸어" 하는 말이 나오기 쉬운 상황입니다.
요셉은 이미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45:8)고 말하며 용서를 선언했습니다. 피해자가 덮은 일을 가해자들끼리 다시 파헤치며 서로 찌르지 말라는 뜻입니다.
2. 아버지에게 고백할 일이 남아 있었다
야곱에게 "요셉이 살아 있다"고 전하려면, 그동안 짐승에게 찢겼다고 속인 거짓말을 함께 고백해야 합니다. 누가 먼저 말할지, 누구 탓으로 돌릴지를 두고 길에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요셉은 아버지를 모셔오는 일이 그 다툼 때문에 틀어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3. 선물에 차이를 두었다
요셉은 형들에게 옷 한 벌씩을 주면서 베냐민에게는 은 삼백과 옷 다섯 벌을 주었습니다(45:22). 옛날 채색옷 하나가 형제들 사이에 미움을 낳았던 것을 요셉 자신이 겪었습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리 못을 박은 것입니다.
4. "다투지 말라"인가, "두려워 말라"인가
여기 쓰인 히브리어 라가즈(רָגַז)는 "떨다, 동요하다"가 본뜻이라 "불안해하지 말라, 두려워 말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형들은 요셉의 용서가 진심인지, 돌아오면 보복당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흔들렸을 것입니다. 어느 쪽으로 읽든 요점은 같습니다. 지난 일로 서로를 향해서든 앞일로 자기 마음을 향해서든, 흔들리지 말고 안심하고 가라는 것입니다.
정리
요셉의 이 한마디는 용서가 말로 끝나지 않고 형들의 관계와 마음까지 돌보는 데로 이어졌음을 보여 줍니다. 죄를 덮어준 사람이 오히려 죄지은 사람들 사이의 평화까지 챙긴 장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