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4장
이 장에 대한 메모
왜 6일을 기다리게 하시고, 왜 40일이나 붙잡아 두셨을까 (출 24:15~18)
1. 6일의 구름, 7일째의 부르심
구름이 6일 동안 산을 덮고 7일째에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신 것은 창조의 리듬과 같다. 6일의 일과 7일째의 안식. 시내산 언약은 새로운 창조, 곧 한 민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로 빚으시는 사건이었다.
6일은 모세를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데는 준비가 필요하다. 19장에서 백성이 사흘을 성결하게 했듯이, 모세는 엿새를 구름 아래서 기다리며 자신을 비웠다. 하나님은 급하게 부르지 않으신다. 기다림 자체가 훈련이다.
2. 40일이 필요했던 이유
산 위에서 받은 내용이 실제로 방대했다. 십계명 돌판, 성막의 설계와 치수, 기구 하나하나의 재료와 만드는 법, 제사장 옷, 위임식 절차(출 25~31장). 이것은 한 민족이 하나님과 함께 살아갈 예배와 삶의 전체 구조였다. 하루 이틀에 받을 분량이 아니었다.
40이라는 숫자는 성경에서 시험과 준비의 기간이다. 노아의 홍수 40일, 광야 40년, 엘리야가 호렙까지 간 40일, 예수님의 광야 40일. 모세의 40일은 한 사람이 하나님의 대언자로 빚어지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모세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출 34:28). 사람의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으로 살아 본 시간이었다.
3. 하나님은 아래에서 벌어질 일을 모르셨을까
아셨다. 32장 7절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 백성이 부패하였다"고 먼저 알려 주신다. 놀라신 것이 아니라 지켜보고 계셨다. 그렇다면 왜 막지 않으셨을까.
첫째, 백성의 마음이 무엇인지 드러나야 했다. 24장에서 백성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라고 두 번이나 맹세했다(3절, 7절). 그 맹세가 얼마나 얇은지는 지도자가 눈앞에서 사라진 40일 만에 드러났다. 하나님은 언약을 맺으시면서 동시에 이 백성이 언약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 주셨다.
둘째, 산 위와 산 아래의 대조가 메시지였다. 위에서는 하나님이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막을 지으라"고 말씀하시는 바로 그 순간,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손으로 금송아지를 만들고 있었다. 하나님이 정하신 예배와 사람이 만든 예배가 같은 시간에 나란히 놓였다. 이보다 선명한 교육은 없다.
셋째, 중보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야 했다. 모세가 산에서 내려와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간구하는 장면(32:30~32)은 40일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은 자기 힘이 아니라 중보자를 통해서만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훗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그림이 되었다.
4.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 눈에 늘 길다. 그러나 그 긴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위에서 한 사람을 빚으시고, 아래에서 백성의 실체를 드러내시며, 그 실패까지 구원의 이야기 안에 담으신다. 기다림이 길다고 느껴질 때, 하나님이 보지 못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 다 보시면서 더 큰 것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