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장
이 장에 대한 메모
모세의 장인 이름이 왜 셋이나 될까 — 르우엘·이드로·호밥
출애굽기 2장 18절은 미디안 제사장을 "아버지 르우엘"이라 부르고, 3장 1절부터는 "장인 이드로"라 부릅니다. 민수기 10장 29절에는 "모세의 장인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 호밥"이 나오고, 사사기 4장 11절은 호밥을 "모세의 장인"이라 합니다. 한 사람에게 이름이 셋인 것처럼 보이지만, 풀어 보면 두 사람 또는 세 사람 이야기입니다.
1. "장인"으로 번역된 히브리어가 넓은 말이다
여기 쓰인 히브리어 호텐(חֹתֵן)은 "혼인으로 맺어진 남자 친척"을 두루 가리키는 말입니다. 장인도 되고 처남도 되고 사위도 됩니다. 그래서 민수기 10장 29절이 호밥을 분명히 "르우엘의 아들"이라고 적었는데도 사사기 4장 11절에서는 같은 호밥을 "장인"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호밥은 르우엘의 아들, 곧 모세의 아내 십보라의 오빠나 남동생, 우리말로 하면 처남입니다. 개역개정이 "장인"으로 옮겼지만 원문은 "처남"으로도 읽히는 말입니다.
2. 르우엘과 이드로는 한 사람의 두 이름일 가능성이 크다
르우엘은 "하나님의 벗"이라는 뜻의 본 이름이고, 이드로는 "그의 탁월함"이라는 뜻으로 제사장에게 붙이는 존칭이나 직함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한 사람을 이름으로도 부르고 "목사님", "회장님"으로도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출애굽기 2장은 그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라 본 이름을 썼고, 3장부터는 모세의 장인이라는 지위와 함께 존칭을 쓴 것입니다. 성경에는 이렇게 두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야곱과 이스라엘, 기드온과 여룹바알, 다니엘과 벨드사살이 그렇습니다.
3. 르우엘이 할아버지라는 풀이도 있다
출애굽기 2장 18절에서 딸들이 "아버지 르우엘"에게 돌아갔다고 하는데, 고대 히브리어에서 "아버지"는 할아버지나 집안 어른을 부르는 말로도 쓰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르우엘은 집안의 어른인 할아버지, 이드로는 실제 장인, 호밥은 처남으로 세 사람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호밥이 장인이 아니라 처남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4. 미디안 사람인가 겐 사람인가
출애굽기는 장인을 미디안 사람이라 하고 사사기는 겐 사람이라 합니다. 겐 족속은 미디안 안에 속한 한 갈래로, 큰 이름과 작은 이름을 함께 쓴 것입니다. 경기도 사람을 수원 사람이라고도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정리
르우엘과 이드로는 같은 사람의 본 이름과 존칭이고, 호밥은 그의 아들로 모세의 처남입니다. "장인"으로 번역된 말이 원문에서는 처가 쪽 남자 친척 전체를 가리키기 때문에 생긴 혼란입니다. 이드로는 모세에게 재판 제도를 조언하고 돌아갔고(출 18장), 호밥은 모세의 부탁을 받아 광야에서 길잡이 노릇을 하며 결국 이스라엘과 함께 가나안에 들어가 유다 남쪽에 정착했습니다(삿 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