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8장
이 장에 대한 메모
성경은 왜 인사를 "입을 맞추었다"고 표현할까?
1. 원문은 그냥 "입맞춤하다" 한 단어
히브리어 "나샤크", 헬라어 "필레오"는 입맞춤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고, 어느 부위에 하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말 "입을 맞추다"도 본래는 "입술을 갖다 대다"라는 뜻이지 상대의 입에 맞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옛 번역이 이 표현을 택했고 개역개정까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현대인의 성경이나 새번역은 같은 곳을 "입맞추다", "입을 맞추며 인사하다"로 옮기기도 합니다.
2. 실제로는 목·볼·손·발에 한 인사
에서는 야곱을 만나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울었습니다(창 33:4). 요셉은 형들 하나하나와 입맞추며 울었고(창 45:15), 라반은 야곱을 맞으며 안고 입맞추었습니다(창 29:13). 죄인인 여인은 예수님의 발에 입맞추었고(눅 7:38), 다윗과 요나단은 헤어지며 서로 입맞추었습니다(삼상 20:41). 고대 근동에서 입맞춤은 가족·친구 사이의 포옹 인사이자 존경의 표시였고, 지금도 중동·지중해 지역에는 볼에 하는 인사가 남아 있습니다.
3. 인사 이상의 뜻을 담을 때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을 붓고 입맞추어 왕으로 세움을 확인했고(삼상 10:1), 아버지 이삭은 야곱에게 입맞추고 복을 빌었습니다(창 27:26~27). 탕자의 아버지는 달려가 아들의 목을 안고 입맞추어 용서를 보였습니다(눅 15:20). 반대로 유다는 입맞춤을 배신의 신호로 썼기에(눅 22:48)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초대교회는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롬 16:16)고 했습니다.
4. 남녀 사이의 입맞춤은 문맥으로 구별됨
아가서의 "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아 1:2) 같은 곳은 연인의 입맞춤이 맞습니다. 그러나 잠언에서 음녀가 청년에게 입맞추는 것(잠 7:13)처럼 문맥이 그 뜻을 분명히 알려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입맞추다"는 오늘날의 포옹이나 악수에 해당하는 인사로 읽으면 됩니다.
5. 정리
"입을 맞추었다"는 번역 표현이 낯설게 들릴 뿐, 뜻은 "반갑게 껴안고 볼을 대며 인사했다"에 가깝습니다. 그 인사 속에 화해(에서), 용서(탕자의 아버지), 사랑(요셉), 존경(발에 입맞춤)이 담겨 있습니다.
